한국갤럽이 2024년 11월 11일부터 25일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41명에게 올 한 해 한국을 가장 빛낸 스포츠선수를 두 명까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손흥민이 70.7%의 압도적 지지로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강팀 토트넘 홋스퍼의 핵심 멤버로, 2023-2024 시즌에 앞서 주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2021-2022 시즌 EPL 득점왕에 올랐고, 2016-2017 시즌부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부상으로 예년만큼 다득점하진 못했지만, 최근 2경기 연속골과 함께 토트넘 역대 EPL 최다 도움(68개) 기록을 경신해 건재함을 알렸다.
2위는 작년 여름 스페인 레알 마요르카에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해 입지를 굳힌 이강인(12.7%)이다. 그는 2019년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견인하며 골든볼(MVP)을 차지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유스 선수상 수상, ‘21세 이하 발롱도르’인 코파 트로피 후보에도 포함돼 세계 최상급 유망주로 도약했다.
3위는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여자 단체전 동메달리스트 신유빈(10.4%)이다. 그는 만 5세였던 2009년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부터 ‘탁구 신동’으로 눈길을 끌었고, 2019년 최연소(만 14세 11개월)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1년 만의 여자 탁구 복식 금메달, 올해 올림픽에서는 32년 만의 여자 탁구 멀티 메달 획득 기록을 세웠다. 일명 ‘삐약이’로 불리며 특유의 ‘먹방’으로 식음료 광고계 스타로 떠올랐고, 꾸준한 기부 선행 또한 화제다.
4위는 파리 올림픽에서 28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8.2%)이다. 그는 우승 직후 협회의 선수 관리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한층 더 주목받았고, 지난 8월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파리 올림픽 최고 활약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2연패와 개인 금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8.0%, 5위),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괴물 수비수-철기둥’ 김민재(6.9%, 6위), 파리 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5.3%, 7위), 양궁에서 누적 5개의 금메달로 동하계 통틀어 최다 금메달 보유자가 된 김우진(청주시청, 5.2%, 8위), 프리미어리거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2.9%, 9위), ‘배구황제’ 김연경(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2.5%, 10위)가 10위 안에 들었다.
이외 1.0% 이상 응답된 선수는 이정후(야구, 2.4%), 류현진(야구, 2.4%), 김도영(야구, 2.0%), 임시현(양궁, 1.5%), 김하성(야구, 1.1%), 양민혁(축구, 1.0%)이다. 20위권까지 넓히면 추신수(야구), 김제덕(양궁)(이상 0.9%), 김연아(피겨), 양현종(야구), 박세리(골프), 페이커-이상혁(e스포츠)(이상, 0.8%)이다.
e스포츠는 아직 기존 스포츠 종목과 별개로 인식되는 듯하지만,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2025년 e스포츠 종목 신설 예정이어서 향후 변화가 예상된다. 이상혁은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통산 다섯 번째 우승과 함께 MVP에 올랐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같은 종목 초대 금메달리스트다.
박지성-손흥민 뒤잇는 축구 스타 이강인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김연아-박지성-박태환이 자리만 바꿔가며 ‘올해의 선수’ 1~3위를 독식했고, 특히 ‘피겨 전설’ 김연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현역 은퇴했음에도 2017년까지 11년 연속 5위권에 들었다. 한국인 최초 프리미어리거 박지성 역시 2014년 은퇴 후에도 웬만한 현역 못지않게 사랑받았다.
손흥민은 이제 그들을 능가하는 독보적 존재다. 2013년 8위로 순위권에 처음 등장했고 2014년 5위, 2015년 1위, 2016년 2위, 2017~2024년 1위로 11년 연속 최상위권이다. 박지성과 손흥민을 뒤잇는 축구 스타로는 이강인이 유력해 보인다.
매년 10위 안은 양대 인기 종목인 축구, 야구 선수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올해도 축구 선수는 4명이지만, 야구 선수는 전무하다. 올해 한국프로야구(KBO)는 사상 첫 1,0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등 흥행했지만, 야구는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었고 해외 진출 선수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탁구·배드민턴·펜싱·사격·양궁·배구 선수가 각각 1명씩 포함됐는데, 배구를 제외하고 모두 파리 올림픽 본선에서 활약한 선수들이다. 이처럼 축구, 야구 이외 종목 선수들의 상위권 진입에는 올림픽 등 세계 대회나 국가 대항 경기 내용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장미란(역도 금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 양학선(도마 금메달)과 손연재(리듬체조 개인종합 5위,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성적), 2016년 리우 올림픽 박상영(펜싱 금메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김은정(컬링 은메달), 2021년 도쿄 올림픽 안산, 김제덕(이상 양궁 금메달), 김연경(배구 4강) 등이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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