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순방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현지시간 28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기조강연에서 '대한민국 판갈이 전략'으로 사람중심경제, 휴머노믹스'를 역설했다.
이날 김 지사는 지난 5월 미국 서부 방문시 샌디에이고 야구장에서 시구할 때의 모습을 PPT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야구하고 다른 구기하고의 차이점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김 지사는 "축구는 골대에 볼이 들어가야 점수가 나지만, 야구는 사람이 홈플레이트를 밟아야 점수가 난다"며 "공이 아니라 사람이 점수를 내고,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두번째 PPT화면에 '한국인이 오고 있다(The Koreans are coming)'는 뉴스위크 표지를 띄우고, "지금은 불균형에 소득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경제DNA 상실의 시대"로 그 결과 지금 우리는 불안-불신-불만의 3불(不)시대에 살고 있다"며 "(상실의 시대에 있는) 한국인의 경제 DNA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이 '사람중심경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선 성장을 해야 했던 개발연대의 절대빈곤기에는 통하지 않던 얘기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은 사람중심경제로 가야 한다"며 "어느 정도 삶의 양적 조건이 충족된 지금은 빨리 (과거의) 성공경험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개발연대 경제운영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장으로 도약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의 바탕에 깔린 사람중심경제의 키워드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번째는 '기회' 라면서 핵심은 "중산층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회를 만들어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발전과 성장을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뉴ABC'(우주항공-바이오-기후테크)와 '구ABC'(인공지능-배터리-반도체)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지사는 두 번째 키워드로는 '균형'을 들면서 "작금의 경제격차-교육격차-기후격차-국토격차,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질 높은 성장을 못 한다"고 단언했다.
세번째로 '신뢰'를 들었다. 김 지사는 "(나도)정치인으로서 누워서 침뱉기지만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시라. 둘로 쪼개져서 갈등하고 내 편 아니면 적 아닌가. 이것이 사회구조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며 "통합과 지속가능을 위해선 신뢰구축,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의 확충이 필요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지사는 "지금의 정치판, 정치인을 가지고는 통합과 공동체로 가는 데 결정적인 장애물이 된다"며 "정치개혁을 위해 권력구조 개편(개헌), 선거제도 개선,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권력기관 개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유쾌한 반란중
김 지사는 "경기도는 여러 가지 면에서 대전환의 길을 가고 있다"면서 사람중심경제를 위해 그간 해온 여섯 가지 일들을 소개했다. 김 지사가 제시한 여섯 가지는 ▲첫째, 중앙정부가 예산을 2.8% 늘렸을 때 경기도는 6.8% 늘려서 확대재정을 추진한 것, ▲둘째, 우리나라 전체의 태양광 발전이 8% 줄었을 때 경기도는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18% 늘린 것, ▲셋째, R&D예산을 중앙정부가 15% 깎았을 때 경기도는 46% 늘린 것, ▲넷째, 임기중 경기도에 100조+투자유치를 약속하고, 지난 2년간 72조 투자를 유치한 것, ▲다섯째, 경기도에 최초로 도입되는 주4.5일제, 0.5&0.75 잡프로젝트, 365돌봄 프로젝트, ▲여섯째 예술인-체육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기회소득' 등을 언급했다.
김동연 지사가 강연을 한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한민족 경제공동체를 추진하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의 '비즈니스 엑스포' 행사다. 이번 비엔나 대회에는 월드옥타의 해외 71개국 대표자들과 150개 지회 회원 3천여 명이 참가했다.
김 지사 외에 다른 1명의 기조강연자는 배우 박진희 씨였다. 글로벌 환경보호 활동가로 활약 중인 박진희 씨는 오늘도 ‘기후변화와 환경보호’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번 대회는 현지시간 10월 28일~11월 1일 비엔나에서 열리는데, 김 지사 외에 김영록 전남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등 광역단체장도 4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전시회 및 수출상담회가 열리는데, 전시회에는 376개 부스에 약 300개 기업이 참여한다. 경기도에서는 51개 부스에 80개 기업이 제품을 선보인다. 이 전시회에는 전 세계 바이어 1900여 명이 모일 것으로 주최측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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