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4일 ‘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식’ 참석차 수원을 찾아 경기도청을 깜짝 방문해서 김동연 도지사를 만났다.
김동연 지사는 행사 시작 두 시간 전인 오후 4시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사를 찾은 문 전 대통령을 도청 1층 정문 앞 하차지점까지 나와 전직 대통령 부부를 영접하면서 “경기도청을 찾아 주셔서 큰 영광”이라고 정중하게 인사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이 "경기도청 방문은 대한민국 최대인 1,410만 경기도민을 위해 일하는 도청 공직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자 경기도 직원 400여명은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로비로 들어서자 “와”하는 탄성을 터뜨리면서 큰 박수로 맞이했다.
직원들은 “이니♡수기 환영해요”라고 적힌 피켓 등을 들고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환영했으며, 곳곳에서 “멋있어요”, “건강하세요” 같은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듯이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도청 직원들이 내민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셀카요청에도 응했다.
한 직원은 “신청사 입주후 이렇게 로비에 자발적으로 많은 직원들이 나온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직원 대표 2명은 문 전 대통령 부부에게 평화-화합의 의미를 담은 라벤더, 올리브가지, 카모마일 꽃다발로 전직 대통령 부부의 경기도청 방문에 공식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동연 지사는 문 전 대통령 부부를 5층 집무실로 안내한 뒤 환담을 했다. 집무실 환담에는 경기도 3부지사(행정 1·2 및 경제), 정무수석, 비서실장,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에 대해 물었고, 김 지사는 "그렇습니다. 저희가 할 건 다 준비했습니다만 중앙정부가 주민투표에 답을 주지 않고 있다"며 "경기도는 지금 윤석열정부와 다르게,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은 "경기도가 비중이 가장 크니까, 경기도가 방향을 바로 잡으면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중앙정부가 다른 방향으로 갈 때, 경기도가 가야할 방향으로 선도하면 바람을 일으키고 포용할 수 있다"고 개진했다.
김 지사는 문 전 대통령에게 주4.5일제 같은 경기도 간판 일자리 정책 등을 설명했고, 문 전 대통령은 경청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김 지사가 주도해 작성한 ‘비전2030’ 등을 소재로 대화를 이어갔다.
이날 김 지사는 문 전 대통령 부부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세가지 기념품(‘DMZ꽃차’, ‘대성마을 햅쌀’, ‘장단 백목(콩)종자’)을 전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꽃차는 DMZ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백목련 꽃봉오리(꽃말 ‘숭고한 정신’)를 채취한 ‘평화의 차’로 불리고, 햅쌀은 비무장지대 대성동마을에서 올해 첫 수확한 것으로, 국내 최초의 남북교배종인 ‘평원(평화를 바라는)벼’라는 의미가 있다고 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장단 백목(白目)은 해당 지역 일대가 민통선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재배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토종콩"이라며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에 심어주시길 희망하며 경기도가 마련한 ‘평화의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가 문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평화의 차, 평화의 벼, 평화의 씨앗’은 일종의 ‘평화 염원 3종세트’라고 설명하자, 문 전 대통령은 “오,오”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했고, “콩 종자는 제가 재배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오늘 오후 4시 50분쯤 환담을 마친 문 전 대통령은 청사를 나서면서 방명록에 “행복한 경기도가/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듭니다/경기도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이어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 부부는 광교호수공원을 찾아 약 한 시간 정도 호수공원 주변을 거닐며 자연스럽게 산책 나온 국민과도 인사를 나눴다.
저작권자 ⓒ 노스경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