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정부의 의사계 반발·의료 공백 대응: 잘하고 있다 21%, 잘못하고 있다 64%

박채호 기자 승인 2024.09.07 08:00 의견 0

내년 의대 입시 정원 확대 '잘된 일' 56%, '잘못된 일' 34%

한국갤럽이 2024년 9월 3~5일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내년 대학입시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이 기존 3,000여 명에서 약 4,500명으로 늘었난 것에 대해 물을 결과, '잘된 일' 56%, '잘못된 일' 34%로 조사됐다.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6월과 비교하면 긍정론이 10%포인트 감소하고 부정론은 9%포인트 증가했다.

3개월 전에는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의대 증원에 긍정적이었고, 여야 지지자 간 온도 차는 있었으나 방향성은 일치했다. 지금도 전체적으로 긍정론이 우세하지만, 성향 진보층과 40대 등에서는 긍정론과 부정론이 팽팽하게 나뉜다.

지난 2월 의대 정원을 기존 3천 명에서 5천 명으로 늘린다는 정부 발표 직후 조사에서는 76%가 긍정적으로 봤다. 이후 정부와 의사계가 강경 대치했고, 4월 16~18일 조사에서는 '정부안대로 2천 명 정원 확대 추진' 41%, '규모·시기 조정 중재안 마련' 47%, '증원 철회' 7%로 유권자 절반가량이 양측 타협을 바랐다. 그러나 5월 30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내년도 의과대학 대입전형 계획을 발표, 이어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 요강을 게시하면서 비가역적 상황에 다다랐다.

정부의 의사계 반발·의료 공백 대응: 잘하고 있다 21%, 잘못하고 있다 64%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계와 의료 공백 등에 관한 정부 대응을 유권자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잘하고 있다' 21%, '잘못하고 있다' 64%, 의견 유보 15%로 나타났다.

긍정론은 의대 증원 계획 발표 초기인 지난 3월 38%에서 9월 21%로 줄었고, 같은 기간 부정론은 49%에서 64%로 늘었다. 특히 내년 의대 증원 긍정론자(563명), 성향 보수층 중에서도 절반가량이 정부가 대응을 잘못하고 있다고 봤다.

2026학년도 증원 유예·규모 재논의안: 찬성 48%, 반대 36%

이미 발표한 의대 입시 요강에 따라 내년에는 의대 신입생을 약 4,500명 선발하되, 내후년에는 기존 수준인 3,000여 명만 뽑고 이후 증원 규모를 재논의하자는 안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서는 유권자의 48%가 찬성, 36%가 반대했다. 16%는 의견을 유보했다. 선행 질문의 내년 의대 증원 긍정론자 중에서도 58%가 유예·재논의안에 찬성했다.

이 방안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공감을 표했지만 윤 대통령은 원안 고수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자, 성향 보수층, 대통령 긍정 평가자 중에서도 유예·재논의안 찬성(60% 내외)이 반대(20%대)를 크게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성향 진보층 등에서는 찬반이 비슷하다.

의대 증원 관련 신뢰 대상: '정부' 38%, '의사' 36%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와 의사 중 누구를 더 신뢰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유권자 중 38%가 '정부', 36%는 '의사'를 더 신뢰한다고 답했고, 25%는 선택을 유보했다. 성향 보수층의 57%가 정부, 진보층의 46%가 의사 편에 섰고, 중도층은 40%:36%로 양자가 비슷했다.

'이번 일로 아플 때 진료받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 3월 69% → 9월 79%,
'내가 아플 때 진료받지 못할 가능성 있다' 57% → 71%

의대 정원 확대 계획 발표 후 전공의 사직, 의대생 휴학 등 의사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번 일로 아플 때 진료받지 못할까 봐 걱정되는지 물은 결과(4점 척도) '매우 걱정된다' 57%, '어느 정도 걱정된다' 22%,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12%,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6%로 나타났으며, 2%는 의견을 유보했다. 진료 차질 우려감('(매우+어느 정도) 걱정된다' 응답 비율)은 3월 69%에서 9월 79%로 늘었다.

진료 차질 우려감은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70%를 웃돈다. '매우 걱정된다'는 응답 기준으로 보면 40대(70%)를 중심으로 30대·50대·60대(60% 내외) 순으로 많은 편이다. 30~60대는 자신뿐 아니라 성장기 자녀와 고령의 부모 건강 양쪽을 돌보는 처지인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의료 공백은 주로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대학병원 등에 한하며, 일상적으로 자주 방문하는 동네 병의원은 대부분 정상 운영되고 있다. 과거 코로나19 감염, 후쿠시마 방류 해양 오염 우려감 등은 정치적 태도에 따른 차이가 컸지만, 이번 사안에서는 그렇지 않다.

진료 차질 우려감(정서적 반응)과 별개로, 진료 차질 가능성(인지적 판단)은 어느 정도로 보는지 물었다(4점 척도). 그 결과 이번 일로 자신이 아플 때 진료받지 못할 가능성이 '많이 있다' 42%, '어느 정도 있다' 29%, '별로 없다' 16%, '전혀 없다' 7%로 나타났으며, 6%는 의견을 유보했다.

저작권자 ⓒ 노스경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