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한동훈 후보 62.84% 압승... 신임 당대표 당선

박채호 기자 승인 2024.07.24 21:43 의견 0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변함없는 결과를 낳았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총선 패배로 비대위원장에서 사퇴한 후 103일 만에 다시 대표직에 복귀했다.

23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는 62.84%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신임 당대표에 당선됐다. 이날 당대표 경선 결과 한동훈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기며 결선 없이 당 대표가 됐다. 이번 전대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와 일반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최종 득표율을 산출했는데, 한 대표는 당심과 민심에서 모두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원희룡 후보는 18.85%, 나경원 후보는 14.58%, 윤상현 후보는 3.73%를 각각 기록했다.

한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민심을 어기는 정치는 없다. 민심과 싸우면 안 되고 한편이 돼야 한다”며 “국민의 마음과 국민 눈높이에 더 반응하자”고 말했다. 이어 “당원 동지와 국민이 선택하고 명령한 변화는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고 미래를 위해 더 유능해지고, 외연을 확장하라는 것”이라며 “선택하신 그 마음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 대표는 “지금 거대야당이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폭주하고 있지만 민심이 폭주를 일방적으로 제지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아직 국민의 마음에 덜 반응하고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며 “그래서 민심의 파도에 우리가 올라타자”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심화된 것을 의식한 듯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의 마음도 챙기겠다”며 “당내 이견이 있을 때 항상 당원과 동료들에게 설명하고 경청하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이날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 청년최고위원에는 진종오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친한계 2인과 친윤계 3인으로 구성된다. 한동훈 대표의 소울메이트를 자처한 장동혁 최고위원은 득표율 20.61%로 1위를 차지했다. 나경원 후보와 전략적 협력을 선언했던 유일한 TK출신 김재원 최고위원은 득표율 18.70%로 2위에 올랐다. 인요한 최고위원도 17.46%로 3위를 차지하며 지도부에 입성했다.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득표율 15.09%)은 여성 몫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청년최고위원에는 사격 국가대표 출신의 진종오 최고위원이 당선됐다.

한동훈 대표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권을 잡았지만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면 한동훈 지도부의 운명은 물론이고 정권 재창출도 어렵다. 또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이나 채상병 특검법 등 국민 여론이 분명한 이슈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과 재차 파열음을 내며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한 대표는 당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검찰의 김건희 여사 비공개 소환 조사에 대해 “검찰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서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제삼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특검법에 대해서도 “제가 제3자 특검법을 내놓음으로써 여러 가지 돌파구가 이미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제가 말한 특검법을 전면 거부한 상황이어서 상황이 변했다. 우리 당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순리대로 풀어나갈 거란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하면서 당내 기반과 리더십을 얼마나 확고히 가져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최고위원 9명 중 확실한 우군은 자신을 포함해도 과반이 안되는 셈이다. 그러나 한 대표가 여권 내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만큼 당의 주류가 친윤계에서 친한계로 재편될 가능성도 높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온 한 대표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발언이 친윤계는 물론 비윤계 현역 의원들의 반감을 크게 샀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에는 앞으로 ‘친한’이니 ‘친 누구’니 하는 정치 계파는 없을 것”이라며 “당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유능한 분들, 경륜 있는 분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계파 화합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이겨내고 이 나라를 다시 도약시키려면 무엇보다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 우리 당이 바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며 “당정이 원팀이 되어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일할 때 국민께서도 더 큰 힘을 우리에게 실어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결과 발표 전 윤 대통령은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후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한동훈 후보와도 짧은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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