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 다국가 조사] 노인과 젊은이, 나이에 대한 인식

박채호 기자 승인 2024.07.18 15:40 의견 0

글로벌 조사 네트워크 WIN이 2023년 12월~2024년 2월 39개국 성인 33,866명에게 사람들이 스스로 늙었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나이와 더 이상 젊지 않다고 느끼는 나이를 각각 물었다(자유응답). 그 결과를 전체 응답의 중앙값(median) 기준으로 보면 스스로 늙었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나이는 50세(평균 54세), 더 이상 젊지 않다고 느끼는 나이는 40세(평균 42세)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40대에 접어들면서부터 50대 초반까지 대략 10여 년간 더는 젊지 않지만 늙은 것도 아니라는 느낌으로 산다고 할 수 있겠다.

39개국 중 스스로 늙었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시기가 가장 늦은 나라는 핀란드(이하 모두 '평균' 기준, 72세), 스페인(65세), 스웨덴·이탈리아(64세), 프랑스·팔레스타인(60세) 순, 그 시기가 가장 이른 나라는 라오스(45세), 그리스(46세), 말레이시아·이란(47세), 베트남·독일(48세) 순이다.

스스로 더 이상 젊지 않다고 느끼는 시기가 가장 늦은 나라는 한국(52세), 이탈리아(50세), 스페인·라오스·나이지리아(48세), 베트남·핀란드(47세) 순, 그 시기가 가장 이른 나라는 필리핀(30세), 스웨덴(34세), 에콰도르·페루·이란(36세), 멕시코·말레이시아(37세) 순이다.

한국 조사는 2024년 1월 24~30일 전국 만 19~79세 1,029명을 대상으로 했다. 한국인이 스스로 늙었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때는 57세, 더 이상 젊지 않다고 느끼는 때는 52세로 39개국 평균보다 각각 3년, 10년 뒤늦었다. 주변국인 일본·미국은 41세쯤 젊음이 멈추고 각각 50세·53세부터 늙었다고 느껴 한국보다 그 시기가 일렀다.

젊음이 멈추는 나이, 각국 중위연령 전후 10세 안팎
- 중위연령 35세 이하 국가들은 나이 인식 차 큰 편
- 나이듦에 대한 생각, 관습, 사회경제적 여건 등에 따른 차이로 추정

우리나라 중위연령(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해당 연령)은 1974년 19.2세, 1984년 23.8세, 1994년 28.8세, 2004년 34.8세, 2014년 40.3세, 2024년 기준 46.1세다.

이번 조사 참여국 중에서 중위연령이 35세를 넘는 국가들은 젊음이 멈추는 나이를 자국 중위연령 전후 10세 안팎으로 봤다. 반면 중위연령이 35세를 넘지 않는 국가들에서는 젊음이 멈추는 나이에 대한 인식 차가 컸다. 예컨대 중위연령 19.2세인 나이지리아에서는 젊음이 멈추는 나이를 48세로 봤고, 중위연령 25.4세인 필리핀에서는 30세면 더 이상 젊지 않다고 봤다. 이는 나이듦에 대한 생각, 관습, 사회경제적 여건, 의료 환경 등이 다른 데서 비롯한 차이로 추정된다.

중위연령 45세 이상 국가 중 젊음이 멈추는 나이를 가장 높게 답한 한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상대적으로 건강을 자부하는 사람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연령일수록 늙음과 젊음의 경계 나이 상향
- 한국 세대별 나이 인식, 6년 전보다 양극화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가장 늦게까지 젊다는 느낌으로 산다. 하지만 세대별 인식 차가 두드러진다. 현재 20대는 스스로 늙었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나이를 42세, 40대는 55세, 60·70대는 70세로 봤다. 더 이상 젊지 않다고 느끼는 나이는 20대 36세, 40대 50세, 60·70대 65세다. 즉 고연령일수록 늙음과 젊음의 경계 나이가 높고, 기울기도 가팔라 양극화 경향을 띤다.

6년 전에는 20대와 60·70대의 기준점 차이가 이 정도로 크지 않았다: 2018년 늙었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나이 20대 54세, 60대+ 66세, 젊지 않다고 느끼는 나이 20대 47세, 60대+ 57세.

단, 한국의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RDD 방식으로 구축·운영하는 확률 기반 조사패널 중 19~79세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모바일웹·자기기입식 방식으로 진행했다. 80세 이상 고령자가 포함되지 않아 통상의 면접조사보다 교육수준과 주관적 생활수준이 높은 편이며, 직업 분포에도 다소간 차이가 있으므로 비교 해석 시 주의를 요한다.

매년 7월 11일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인구의 날'이다. 전 세계 인구가 50억 명을 돌파한 1987년 7월 11일을 기념하는 날로써 2024년 현재 세계 인구는 약 81억 명, 우리나라는 5,175만 명이다.

전 대륙에서 시장조사와 여론조사를 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WIN(Worldwide Independent Network of Market Research)은 매년 건강, 환경, IT 등 여러 분야 현안에 관해 다국가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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