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 '김치찌개'(14%)...10·20대는 '불고기', 60대 이상은 '된장찌개'

좋아하는 중식: '짜장면'(38%) 으뜸, '마라탕' 급부상
좋아하는 과일주스: '오렌지'(22%), 여성은 '딸기'
좋아하는 술, 맥주(38%)보다 소주(52%)
좋아하는 안주 '삼겹살'(23%), 맥주파는 '치킨'

박채호 기자 승인 2024.05.17 17:18 의견 0

한국갤럽이 2024년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77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이하 '한식')이 무엇인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김치찌개'(14%), '불고기'(11%), '된장찌개'(10%), '김치'(9%), '비빔밥'(6%), '잡채'(4.8%), '삼겹살'(4.5%), '갈비(구이)'(4.2%), '떡볶이', '갈비찜'(이상 3.3%), '청국장'(3.1%), '김밥'(1.7%)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 1% 미만 응답이 150여 종(25%)에 이른다.

2004년 좋아하는 한식 1위였던 된장찌개는 2014년 김치찌개에 추월당했고, 2024년에는 불고기에도 뒤졌다. 된장찌개 선호도는 2004년 23%에서 2024년 10%로 크게 하락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만 된장찌개가 첫손에 꼽혔다. 20년 전 40대 이상의 최애 한식이 된장찌개였고, 당시의 40대가 지금의 60대에 해당한다. 현재 10·20대는 불고기, 30~50대는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한다. 한 세대의 음식 기호가 나이 들어서까지 장기간 유지된다면 언젠가 한국인의 최애 한식이 불고기로 바뀔 수도 있겠다. 갈비(구이), 떡볶이, 갈비찜 등도 저연령일수록 사랑받는 한식이다.

김치는 2004·2014년 3위에서 2019년 4위로 물러났고, 선호도는 16%에서 2024년 9%로 하락했다. 김치찌개 선호도 역시 과거 20% 안팎에서 14%로 하락했다. 참고로, 식사 때 '김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견은 2003년 85% → 2013년 71% → 2018년 55%로 감소했다. 김치찌개의 주재료가 김치임을 고려하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은 김치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우리네 상차림에서 김치찌개와 김치는 동시에 오를 정도로 엄연히 다른 음식이어서 별도 구분했다.

좋아하는 중국음식: '짜장면'(38%)
'짬뽕'과 '탕수육' 각축, '마라탕' 급부상

우리나라 어느 지역,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중국음식점이다. 중국 본토에는 '자장면'이 있고 한국에는 '짜장면'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의 일반적인 중식당에서는 한국인 입맛에 맞게 변형된 '한국식 중국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큰 그릇 가운데를 막아 한쪽에는 짜장면, 다른 한쪽에는 짬뽕을 먹을 수 있게 만든 '짬짜면'이란 메뉴는 짜장면과 짬뽕을 두고 갈등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게 한다. 그러나 가장 좋아하는 중국음식(이하 '중식')을 단 한 가지만 답하게 했을 때는 '짜장면'(38%)이 '짬뽕'(19%)을 크게 앞선다. 지난 20년간 조사에서 한결같은 결과를 보여주니, 한국인의 최애 중식은 '짜장면'이라 해도 무방하겠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모든 연령대에서 짜장면이 1순위라는 점은 변함없다. 2004년 조사에서는 짜장면(43%), 탕수육(17%), 짬뽕(11%) 순이었는데, 2014년 짬뽕 선호도가 크게 상승해 탕수육과 엇비슷해졌다. 이외 좋아하는 중식 10위권에는 '마라탕', '팔보채'(이상 4.5%), '양장피'(3.0%), '깐풍기'(2.4%), '유산슬'(2.0%), '우동'(0.9%), '꿔바로우'(0.8%) 등이 포함됐다.

다른 연령대와 달리 10대는 짬뽕(7%)보다 탕수육(24%)과 마라탕(13%)을 더 좋아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저연령대를 중심으로 한식에서는 떡볶이, 중식에서는 마라탕 등 매운맛 인기가 두드러졌다.

좋아하는 과일주스: '오렌지', '딸기', '사과' 삼파전
남성은 '오렌지', 여성은 '딸기', '망고' 약진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연중 다양한 제철 과일을 맛볼 수 있지만, 과일을 고르고 씻고 다듬는 수고 없이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시판 과일주스 역시 인기다. 2000년대 초반까지 과일주스의 대명사는 유리병에 든 오렌지주스였지만, 이후 농산물 수입이 늘면서 이국적 과일로 만든 주스가 많아졌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주스(자유응답)는 '오렌지주스'(19%), '딸기주스'(17%), '사과주스'(15%), '포도주스', '망고주스'(이상 8%), '토마토주스' 6%, '키위주스'(4.3%), '바나나주스'(4.0%), '자몽주스', '수박주스'(이상 3.9%), '파인애플주스'(1.7%), '배주스'(1.6%), '감귤주스'(1.4%), '레몬주스'(1.1%) 순으로 나타났다.

2004년 조사에서는 당시 한국인 중 43%가 오렌지주스를 가장 좋아한다고 답했지만 2014년부터는 그 비율이 20% 안팎으로 많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딸기, 망고, 바나나, 자몽, 수박주스 선호가 늘었다.

딸기주스는 여성, 저연령대에서 더 인기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좋아하는 과일주스로 오렌지(22%)-사과(16%)-딸기(13%) 순, 여성은 딸기(20%)-오렌지(17%)-사과(14%) 순으로 달랐다.

한국 음주자, 맥주(38%)보다 소주(52%) 좋아해
남성은 소주파, 여성은 맥주파

평소 술을 마시는 음주자 1,176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술 종류를 물은 결과 절반가량(52%)이 '소주'를 답했고, 그다음은 '맥주'(38%), '막걸리'(5%), '와인'(4%), '위스키'(0.5%), '사케'(0.2%) 순이다.

남성은 소주파(소주 67%, 맥주 24%), 여성은 맥주파(소주 30%, 맥주 58%)가 많다. 소주와 막걸리는 고연령일수록, 맥주는 저연령일수록 사랑받으며 와인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별·연령별 차이가 뚜렷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일명 '위스키 오픈런'이 화제였다. 하지만 좋아하는 술 종류를 하나만 선택하는 조건에서 지난 20년간 한국인의 선호는 소주-맥주-막걸리 순서로 변함없다. 소주와 맥주 선호도 격차는 2004년 36%포인트에서 2024년 14%포인트로 줄었다.

2000년 이후 소주는 저도화(低度化), 맛의 다양화 등으로 저변을 확대했다. 1924년 첫 출시된 소주는 35도였으나 1965년 30도, 1973년 25도, 1998년 23도까지 낮아졌고 2006년 19.8도의 등장으로 20도 선이 무너졌다. 현재 국내 시판 소주의 도수는 평균 17도 내외, 2015년부터 출시된 과일 맛 소주(리큐어)들은 13도 내외다.

이번 조사에서 만 13세 이상 1,777명에게 평소 음주 여부를 물었을 때 66%가 '마신다', 34%가 '전혀 마시지 않는다'고 답했다. 성별 음주자 비율은 남성 77%, 여성 55%며, 연령별로는 20~40대 80%대, 50대 74%, 60대 이상 59%다.

좋아하는 술안주: '삼겹살'(23%)

음주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안주다. 평소 술 마시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술안주 1위는 '삼겹살'(23%), 2위는 '치킨'(12%)이다. 그다음은 '오징어'(6%), '회', '과일'(이상 5%), '김치찌개'(4%), '땅콩'(2.7%), '마른안주'(2.6%), '곱창·막창'(2.5%), '족발'(2.0%)까지 10위권이며, '골뱅이'(1.9%), '먹태(1.8%), '과자', '파전'(이상 1.4%), '두부김치'(1.1%), '치즈', '쥐포'(이상 1.0%)가 뒤이었다. 이외 1% 미만 응답이 100여 종(23%)이다.

10년 전인 2014년 초 전지현과 김수현이 출연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치맥'(치킨+맥주) 열풍을 일으켰고,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왜 음주자들이 꼽은 술안주 1위는 왜 삼겹살일까?

그 원인은 선호 주종에 있다. 전체 음주자의 절반가량 차지하는 소주파(606명) 중 36%가 좋아하는 안주로 삼겹살을 답했고, 그다음이 회(8%), 치킨(7%), 김치찌개(6%) 등이다. 맥주파(449명)가 좋아하는 안주에서는 치킨이 21%를 차지하며, 그다음이 삼겹살과 오징어(이상 11%), 과일(9%), 땅콩(6%) 등이다. 막걸리 선호자는 김치찌개와 파전, 와인 선호자는 과일과 치즈를 많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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